여행계획을 급하게 세우고, 출발 직전까지 분주하게 준비를 끝내고는 집을 나선 후에도 한참을 빼먹은 것이 없는지 걱정하면서 약간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결심하고 날짜를 최대한 서두르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더 더워질까봐 였고 특히 시골 위주로 루트를 짜다 보니 더워지면 너무 힘들 것 같았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가능한 일찍 출발했습니다.

무려 필름SLR과 DSLR , 두대의 큰 카메라를 짊어지고 떠납니다. 이 여행기의 사진은 기본적으로 모두 DSLR(캐논 20d) 사진입니다.

새로 개통된 공항철도 입니다. 이걸 타고 인천공항 까지 갔어요. 기존 전철과 환승은 안되고 요금은 2-3천원대 입니다. 영종도로 넘어가는 구간에 긴 갯벌을 지나는데 그곳 경치가 꽤나 멋집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멋진 갯벌이 나올줄 미처 예상하지 못해서 사진은 못찍었어요. 돌아오는날 찍기로 하고 그냥 편안히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사실 갯벌이 북쪽으로만 나오는데, 북쪽에 사람이 많아서...)

제주항공이 오사카도 취향을 하기 시작했어요. 취항 기념 특가 오사카 왕복 택스 포함 15만원! 사실 이 티켓 가격도 여행을 결심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지요. 제주항공 취항 첫 해 때 프로펠라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간적이 있는데, 이제는 프로펠라 비행기를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하고 국내선도 모두 제트기로 대체 한다고 하더라구요. 나름 낭만적인데 말이죠. 특히 제주항공의 프로펠라 비행기는 다른 저가 항공사 비행기보다 무척 조용하답니다. 추천!

점심으로 먹은 서브웨이 샌드위치. 서브웨이 위치가 공항 구석 끝에 있어서 이거 찾아 먹느라 면세점 구경은 다 했지요.

출국장에 있는 네이버 스퀘어 입니다. 무료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데, 재밌게도 좌석마다 모두 다른 메이커 다른 모델 노트북이 있었어요. 맥북도 있더군요. 네이버 스퀘어는 두 곳이 있는데, 인천공항 양 더듬이(?)  중간에 있답니다. (새로생긴 탑승동에도 네이버스퀘어가 있더군요. 그러니 총 3-4개 정도인듯.)

네이버 스퀘어의 메모지에요. 사실 메모지가 필요해서 포스트잇을 살까 했었는데. 후후후후. 하하하하. 크하핫. 쉿.

제가 탈 제주항공 비행기 입니다.

역동적인 구름들이 참 멋졌어요. 그렇지만 저 구름 밑을 생각하면... 절대 즐겁지만은 않죠.

창문의 모델명... 일까요.

번듯한 기내식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뭐랄까 ... 조금은 아쉬웠다고나 할까요. 큭.
웃긴건 튜나(영어)오니기리(일본어)를 한글로 표기했다는 것.

비행기 고도가 낮아지자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어스로 확인결과 대략 오카야마 앞바다 이고 왼쪽 위가 시코쿠 섬이었습니다.

대충 유추해본 비행 루트와, 제가 찍은 사진의 위치 입니다. 하하.

여긴 어딜까요. http://www.onokoro.jp/ 이런곳이군요. 구글어스에서 유일하게 구름으로 가린곳이라 찾기 좀 애먹었네요. 대관람차의 포인트가 과연 저기가 좋았을까라는 의문이 드는군요. 나름 수 많은 전망대를 올라갔지만 바다만 보이는 곳은 그다지 감흥이 ... 관람차를 좀더 안쪽으로 넣어서 적당히 육지와 바다가 같이 한눈에 보이게끔 하는 것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배낭여행인고로 찾을 짐도 없이 초고속으로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나가 바로 공항 전철역으로 갔습니다.

먼저 전철역에 있는 JR미도리노창구로 JR패스 발권을 하러 갔습니다. JR패스는 유럽의 유레일패스 같이 외국인에게만 발행되는 무제한 기차 탑승권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JR은 기차 뿐만 아니라 버스와 페리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버스노선은 매우 적고 페리는 전국에 단 2곳 뿐이긴 합니다.

그런데 입국심사에서 세이브한 시간을 여기서 다 까먹고 말았어요. 제가 들어간 창구가 수습사원이 있는 창구였습니다. 뒤에서 사수로 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말로 설명을 하더군요. 일단 수습사원이라 친절하기는 무척 친절 했습니다. 다만 기차예약표를 발권하는데 실수를 많이 해서 21장을 예약 했는데 대략 10장은 버리더군요. 그래도 다른분 여행기 보면 불친절한 직원에 날짜 바뀐 기차표를 중간에 껴주는 것보다야 훨씬 좋았지만요. 모든 티켓의 시간과 날짜를 확인받고 표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날자별로 봉투에 담아주는 센스까지. 후후. 다행스럽게도 야간 침대 열차 모두 예약에 성공했어요. 특히 주말 야간열차가 위험했는데, 4장 남아있더군요. 직원도 '오~ 아부나이' 이러더군요. 후.

(첫 날 숙소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이날 뽑은 기차표와 JR패스권. 그리고 기차표 예약을 위해서 제가 만들어간 프린트물과 제 여행 일정표 입니다. 사실 신칸센이라고 해도 대부분 자유석이 있기 때문에 지정석 발권할 필요 없이 JR패스를 보여주는 것 만으로 기차를 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정석이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훨씬 여유로운 분위기의 좌석을 탈 수 있어요. 물론 지정석이 없는 기차도 있고(지방 특급노선) 자유석이 없는 기차(주로 관광 열차)도 있습니다.

기차 스케쥴 표 위에 번역기로 ' 모든 좌석은 금연 지정석으로 해주세요, 야간열차는 모두 2층으로 해주세요' 라고 적어놨는데. 직원이 " all window seat? " 라고 물어보더군요. 다음엔 저 말도 써야겠습니다. 다음이 언제일지는... 하하.

JR패스는 3일 뒤부터 7일간이기 때문에 오늘은 돈을 내고 전철을 타야 합니다. 오사카 시내까지는 JR과 난카이 사철이 있는데 난카이가 20엔 정도 쌉니다. 후후.

간사이 공항부터 890엔 거리까지 갈 수 있다는 전철표 입니다.

오사카 난바역에서 미싱 링크 안내판 덕분에 살짝 헤매고 드디어 숙소가 있는 전철역으로 왔습니다. 동물원전역 입니다. 유일하게 일본현지에서 읽기를 외우게 된 한자중 하나 입니다. 도부쓰엔마에. 하하. 이곳엔 초저가 숙소가 많은 지역입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도부스엔마에역과 신이마미야역이 가깝다고 들어서 신이마미야역에서 내릴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신이마미역은 공항에서 올때 난바역 전에 있기 때문에 갈아탈필요도 없고 더 빨리 내릴 수 있지요. 그런데 호텔 예약 메일엔 신이마미야역을 지나치고 난바역에서 갈아서 다시 도부쓰엔마에로 오라고 써있었어요. 하지만 제대로 낚였습니다. 역시 무척 가까웠어요. 이건 마치 종각역에서 을지로역을 가는데 걸어가지 않고 시청역에서 갈아타서 온 꼴이 되어버린거지요.

도부쓰엔마에 근처에서 두번째로 비싸다는 라이잔 호텔입니다. 이름은 호텔입니다만,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 곳 입니다. 방만 싱글룸일뿐. 서양인들이 무척 많습니다. 싱글룸 1박 2300엔. 방에 냉장고, TV, 에어콘은 있고, 화장실과 샤워는 공용이에요.

근처 패밀리 마트도 이곳 숙소에서 운영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무려 10% 캐쉬백을 해줍니다.

창문을 열자 이런 풍경이 나타나서 나름 놀랐습니다. 오 괜찮군!. 하지만 낮에는 밖에 있고, 밤에는 모기때문에 창문을 열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에어콘 실외기가 너무나도 깨끗해서 놀랬네요. 룸안에 냉장고나 TV보다 밖의 실외기가 가장 깨끗.

이제부터 오사카 시내 관광을 위해 쓰일 오사카 주유 패스 2일권 입니다. 오사카 시영 지하철과 여러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서둘러 가기로 합니다.

일본의 첫 관광지는 바로 오사카의 도톤보리 입니다. 저기 만세 부르면서 뛰는 사람 간판이 무척 유명한 간판이라고 합니다. 저기 앞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웬만한 유원지보다 더 화려한 일본의 번화가.

오사카 주유 패스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돈보리 리버 크루즈를 탔습니다. 시원한 강바람과 저녁 노을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배 안에는 마이크를 가지고 안내를 하는 아저씨가 있는데, 할말이 없을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합니다. 거리 사람들 뿐만 아니라 건물안에 사람들도 많이들 손을 흔들어 주더라구요. 처음엔 조금 어색했는데 나중에 보니 관광열차 탈때도 주변사람들이 신나서 손을 흔드는걸 보면 일본엔 아무한테나 손흔들면서 인사하는 풍습이 있나 봅니다. 후후.

너무나 이쁜 레스토랑. 여기 사람들 손 많이 흔들어 주더군요. 하하.

돈키호테의 엄청 큰 간판? 조형물? 철골 구조가 놀이기구라던데 한번도 움직이는 것 못봤네요.

배에서 내리고 난바 거리를 조금 돌아다녔습니다. 아무런 가이드 책도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막막하더군요.

지나가다가 발견한 금룡 라면. 많은 여행기에서 봤었기 때문에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특히 이 거리에선 거의 유일하게 노천에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이었어요.

이곳 메뉴는 단 2개 입니다. 일반 라면(600엔)과 차슈 라면(900엔). 저는 차슈를 먹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차슈라면 먹듯 차슈 3-4개 올라가 있겠지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라면안에 족발 1인분이 들어있더군요.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 사진에서 겉으로 보이는 고기 양에 2-3배는 더 있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은 두명이 와서 일반라면 , 차슈라면을 시켜서 차슈를 반반씩 나눠서 먹더라구요. 역시 혼자오면 이런게 서글픕니다. 게다가 이 라면 좀 느끼합니다. 마침 김치를 맘껏 가져다 먹을 수 있게 되있길래, 김치의 힘으로 다 먹었습니다.

자판기에서 뽑은 물. 여행 초반엔 이런 물을 많이 마셨어요.

공중 정원 가는길에 본 요도바시카메라 입니다. 정말 크더군요. 전자제품만 파는데 이렇게 큰 건물에서 팔다니 처음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크기로는 용산 스페이스9 과 비슷하지만 물건이 정말 빼곡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앗 너는!! 깨끗하구나. P님 블로그땜에 알게된 인형.

오사카역 근처에 있는 우메다스카이빌딩을 바로 밑에서 찍은 사진 입니다. 쌍둥이 건물 위에 종로 밀레니엄 타워 같은 건축물이 꼭대기에 있습니다. 어느분 여행기에서 도쿄타워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라는 말을 전망대에 가서야 실감했습니다. 대략 90% 커플. 9%는 가족단위, 1%가 혼자 온 사람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63빌딩이나 남산타워 따위 절대 혼자 안올라갔지만, 앞으로 예정중인 전망대가 벌써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공중정원 입장권입니다. 별모양 종이를 주더니 뒷면에 소원을 적으라더군요. 막상 전망대 갔더니 커플들이 신나서 히죽히죽 대며 적길래. '내가 이 따위 것 적을 것 같냐!!' 라고 마음속으로만 외쳤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야경 촬영.

요도바시 카메라 입니다. 오사카내 어느 백화점보다 이 '요도바시-우메다'가 제일 큽니다. 안내방송은 정말 다양한 언어로 나왔습니다. 특이한건 중국이나 러시아 영어등은 굉장히 빠른 비트의 배경음악으로 보통 TV광고 멘트처럼 격동적인 억양인데, 한국어는 아리랑이 배경으로 깔리더니 유일하게 차분한 말투로 나오더군요.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서 무척 좋았어요. 사진가운데 도로를 잘 보면 건물을 관통하는 도로도 있어요. TV스폰지에도 나왔다는군요.

공중정원의 트레이드마크 173m 입니다. 카페트 바닥.

이건 스카이빌딩 입구쯤에 있는 장식물입니다.

전망대 갈때는 허겁지겁 갔다가, 내려와서 천천히 둘러보니 이런곳도 있고 좋더군요.

도쿄의 지브리 뮤지엄을 예약하기 위해 간 로손 편의점에 로삐 입니다. 급하게 가느라 한국에서는 표를 못사고 대충 로삐에서 예약하는 방법을 알아서 갔는데. 이런! 뭔가가 바뀌었습니다. UI가 전부 바뀌어 버려서 많이 애먹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다음 화면에서 이름을 입력하는 단계가 나오는데 입력이 히라나가 밖에 안됩니다. 아무 이름이나 썼더니 에러를 뱉어내더군요. 정녕 일본엔 아아아 상이나 카카카 상이 없단 말이냐!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손님도 많고 바빠 보여서 일단 포기하고 숙소로 갔습니다.

숙소 근처에 100엔샵도 있길래 들렀는데. 와 정말 너무 허접한 가게. 물건이 너무 없더군요. 그래도 그냥 나오기 뭐해서 과자 하나 들고 나왔습니다.

여행 첫날은 이렇게 끝났어요. 사실 숙소에서 시원하게 맥주 한캔 마시면서 맘껏 여행기분을 내볼까 했는데, 저녁에 먹은 차슈라면이 너무 배불러서 엄두가 안나더군요. 게다가 비행이 후유증인지 뭔지 일본 도착하고나서부터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던 탓에 빨리 자고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Posted by 구운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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