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JR패스 개시일!! 개시일 00시 02분 부터 열차를 타기 시작합니다. 오사카 - 니츠 를 운행하는 야간열차로 잘 알려지지 않은 노선인데, 교토에서 절묘하게 0시 2분에 출발을 하므로 JR패스 개시일 0시부터 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에 들어오니 교토역 어디를 뒤져도 안보이던 의자들이 여기에 다 있더군요. 심지어 커플만 득실되던 밖과 달리 이곳은 대부분 혼자서 기다리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심지어 테이블에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대기실도 있더군요. 진작에 들어올 것을... 밖에서 괜히 앉아 있을 곳 찾는다고 고생만. 크흑.

드디어 열차가 들어옵니다. 급행 기타구니 입니다. 지정석은 없습니다.

헉 그런데. 좌석이... 저런 좌석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었지만 정말 끔찍한 좌석이었습니다. 본래 이 열차에 침대칸이 있지만 JR패스로는 침대칸을 탈 수 없습니다.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무려 7천엔. 알고보니 그린샤가 있더군요. 그린샤(1등석)이 있는 줄 알았으면 추가요금을 내더라도 그린샤를 탈 껄 그랬습니다. 여튼 저곳에서 4시간 자야 합니다. 컥.

새우잠으로 자다깨다를 반복 .. 어느덧 날이 밝아옵니다.

4시 30분 도착했습니다.

JR토야마 역입니다.

아침먹을 곳을 찾아봤지만 문을 연곳은 편의점 뿐이었습니다.

이곳도 노면전차가 다니나 봅니다.

THE 9TH INTERNATIONAL POSTER TRIENNIAL IN TOYAMA, 2009 라고 적혀 있습니다. 포스터 관련 행사인듯 한데, 정확히는... 그냥 포스터가 이뻐서 찍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 입니다. 다음 열차는 5시50분이었기 때문에 편의점 아니면 먹을 곳이 없더군요. 보통 저런 생선까스나 고로케 등이 들어있는 도시락이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400엔 이하) 그런데 이런 도시락을 한번 먹고 나니 절대 함부로 먹어선 안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느끼해서 1/3은 남겼어요.

보...복잡해 @_@;;;

하지만 제가 탈 전차는... 쉬...쉽다! 토야마에서 타카야마로 보내줄 첫번째 전차입니다.

어딜가도 새벽 전차의 풍경은 똑같군요. 자느라 정신없습니다.

선로가 길~~게 뻗은 풍경이 너무나도 맘에 들었습니다. 사진은 좀 짧아 보일 때 밖에 없는게 아쉽네요. 코너가 거의 없고 가끔 오르락 내리락만 하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이노타니(猪谷)역에 내렸습니다. 역이 산속에 있습니다. 사방이 산입니다. 타카야마(高山)로 가는길이 쉬운게 아닌가 봅니다.

뭐랄까.. 노스코리아 스럽달까 아니면 러시아 같달까... 온통 산속에 뭔가 오묘한 풍경.

타카야마까지 실어다줄 녀석입니다. 창문에 ワンマン (원맨) 이라고 쓰여있는 것은 승무원이 한 명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혼자서 요금계산하고 운전하고 다 합니다. 뭐 버스도 마찬가지이지만요.

전차에는 이런 마주보는 좌석과 위에 사진처럼 일자로 된 좌석이 혼재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저 마주보는 좌석은 등받이가 90도여서 저는 무척 불편하더군요. 저 좌석이 좀더 보호된 느낌이지만 어짜피 사람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일자로 된 좌석에만 앉았습니다.

역시 이른 아침의 산속 풍경은 어딜가도 멋집니다.

돈주고 사야하는 JR시각표가 555(go! go! go! , 5가 일본어로 go)호를 발행했다고 광고를 하는군요.  500엔이라고 들었는데 저 포스터엔 1150엔 이라고 써있더군요. 특집호라 그런가요.

도착! 타카야마로 가는 길은 온통 산속뿐이더만 정작 여기는 도시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농비버스를 타고 시라카와고까지 갈 예정입니다.

새벽부터 지금까지의 엄청난 고행은 전부 이곳에서 8시 50분 첫차를 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라카와고를 가는 방법은 동쪽에서는 타카야마에서 가는 방법과 서쪽에서는 카나자와에서 가는 방법, 그리고 남쪽에서는 나고야나 기후등에서 가는 방법등이 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첫차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高山 이라 길래 얼마나 높은지 GPS로 찍어봤습니다. 해발 597m 이네요.

시라카와고에 도착하자마자 셔틀 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갔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오니 시라카와고 마을이 한눈에 보입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독특한 지붕양식을 한 집들이 있는 곳입니다. 물론 이곳 말고도 이런 양식의 집은 다른 지방에도 몇 곳 있습니다만 그나마 이곳이 가장 교통이 편리하고 관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런 지붕모양이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전망대 기념품 가게의 모형. 귀엽네요.

군대를 다녀온 이후 이런것을 보면 놀고 있는 사람부터 찾게 됩니다. 하하핫.

겨울의 시라카와고도 무척 이쁘군요.

전망대를 걸어 내려와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이곳 마을은 관광용 까페나 숙소가 1/3정도 되고 나머지는 모두 지역 주민들이 실제 살고있는 집이라고 합니다.

집집마다 작은 정원을 무척 이쁘게 꾸며놨어요.

앗. 저것은 일본식 욕탕.

마을안에서 가장 큰 집이었던 것 같은데 무슨 회관인가 그렇습니다.

집 미니어쳐가 이렇게 귀엽기도 드물죠.

이곳은 까페 입니다.

재건축을 한것인지 리모델링을 한것인지. 무척 깨끗한 집도 많았고, 오래된 집도 많았어요.

풀도 이쁘고, 꽃도 이쁘고, 집도 이쁘고.

지브리 만화에서나 볼 것 같은 풍경이...

대형 주차장과 고속버스 정거장을 마을과 연결해 주는 다리 입니다. 시멘트 다리가 흔들흔들 거리니까 무척 불안하더군요.

고로케. 정작 고로케 사진은 없군요. 이런.

라이더! 제주도에서 스쿠터 여행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일본에선 정말 보기 힘든 무료 정수기.

다음 목적지인 구조하치만을 가기 위해 버스 시간표를 봤는데, 버스는 오직 15시 35분 단 한대! 사실 인터넷으로는 시간표 정보가 별로 없어서 가면 어떻게든 있겠지 했는데 설마 단 한대뿐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3시간 가깝게 시간이 남아있는고로 타카야마에서 첫차를 탄 의미도 무색해져 버렸지요. 타카야마 아침시장이라도 구경하고 올껄 하고 아쉬워졌습니다. 게다가 하치만 영업소 도착시간은 17시 15분. 악 이게 아닌데!
어슬렁 어슬렁 거리다가. 잠도 제대로 못자서 그늘에서 한시간정도 꾸벅꾸벅 졸다가. 드디어 버스를 탔습니다.

자야 되는데 그림같은 풍경이 계속해서 절 괴롭힙니다.

악! 날좀 제발 재워줘

어느덧 도착시간은 다가오고...

니드포를 해보신 분이라면 저게 무엇인지 금방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저것은 바로 기둥으로 돌진해서 경찰을 따돌리기 위한 부비트랩이지요. 하하.

기후버스 하치만 영업소 입니다. 결국 한숨도 못자고... 구조하치만 이라는 이름은 구조시에 있는 하치만 이라는 뜻이더군요. 저 버스는 기후를 거쳐 나고야 까지 갑니다.

구조하치만으로 가는길. 영화 사토라레의 배경지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구조하치만의 메인강? ...

우리나라 텃밭에 꽃을 심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여유가 없어서 일까 아니면 단순히 꽃은 먹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동네 꽃집이 너무 많아서??

가는길에 알아서 후키노유 안내판이 등장해주십니다. 다른분 여행기에서 보고 이곳에서 묵을 예정이었습니다. 절대 여관 주인이 미인이라고 해서 간것은 아닙니다.

후키노유 등장. 하지만 방은 없었습니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때라 자리가 꽤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예약도 안했는데 (절대 일본어를 못해서 예약을 안한건 아닙니다.) ... 방이 없으면 관광안내센터에서 숙소를 찾아준다길래 거기로 갈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버스를 너무 늦게 탄 탓에 이미 문은 닫은시간 (알고보니 주말이라 애초부터 열지 않았다는... ) 결국 지도에 숙소마크를 보고 하나씩 하나씩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에휴. 시라카와고에서 미리 구조하치만 가이드를 받지 않았으면 정말 그대로 나고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하하... 정말 대책없는 여행...

마을 중심의 큰 강 말고도 작은강의 경치도 무척 좋았습니다.

이쁘지만 무언가 불편해 보이기도 하고... 계단집은 자전거를 못들고 가니까 싫어! 라는 강박관념이 하지만 중학생 이후로 자전거를 가져본적이 없군요.


한시간 정도 돌아다닌 끝에 구한 여관입니다. 아마 5-6번째 숙소였을 듯 합니다. 처음엔 가능한 전통식으로 보이는 곳만 찾아갔었는데 전부 자리가 없더군요. 관광안내소에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왼쪽편에 있습니다.

외관이나 복도는 현대식이었지만, 그래도 내부는 어느정도 일본풍이 느껴지는 방이었습니다. 특히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강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방을 얻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석식은 준비가 안되서 이젠 안되고, 조식은 제가 아침일찍 구경하러 나갈 예정이므로 조석식 모두 제외하고 6천엔 지불했습니다. 영어가 전혀 안됐기 때문에 일본어+바디랭귀지로 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과자와 차를 내주셨어요.

저녁을 먹으러 야끼니꾸집에 갔어요. 문을 연 가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일단 숙소앞에 있길래 바로 들어갔습니다.

뭔가 알 수 없는 화려한 부적?

이런것이나...

이런것들을 굽고 있더군요.

하지만 사진 메뉴가 없다는 군요!!!!. 이런 낭패가. 결국 맥주와 牛자 들어간 녀석을 시켰습니다.

시원한 맥주.

이걸 저녁으로 먹기엔.. 좀... 그래도 무척 맛있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선 보기 힘든 작은 음반 가게들. 결국 좀더 먹을 껄 찾아 거리를 나와서 해매는 중입니다. 사진은 안찍었는데, 분식집 분위기 나는 곳에서 카레를 먹었습니다. 절대 후키노유 여관주인보다 더 미인이신 분이 계셔서 들어간 건 아닙니다.

카레 식당도 그렇고, 전에 야키니꾸 집도 그렇고. 전부 부모님은 한가롭게 TV보고 계시고 딸로 보이는 분들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더군요. 후. 뭐 그렇다고 뭐라 말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그냥 타인의 입장에서 조금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다들 표정이 어두워 보였거든요.

말도 안되는 야간열차에서 자고 온 턱에 이날은 아주 푹 잤습니다.
Posted by 구운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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